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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존재 가설의 귀환 - 요약정리 (3) 블랙홀, 특이점

This is the first picture of a black hole. Using the Event Horizon Telescope, scientists obtained an image of the black hole at the center of the galaxy M87. (There is a supermassive black hole at the center of our galaxy — the Milky Way.)

공간의 곡률과 우주의 시작

우주의 시작점이 있었다는 빅뱅이론은 물리학자 조르주 르메트르가 1920년대 후반 허블 망원경을 통해 확인된 관측천문학의 증거를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중력 이론의 구조에 통합하여 개발한 이론으로서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이르러 과학 정설로 자리 잡았다.

이 이론과 상관없이 1960년대 후반 이후 이론물리학의 추가적인 발달은 공간과 시간 (또는 시공간) 뿐 아니라 우주도 시작이 있었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p.143). 펜로즈가 연구했던 블랙홀의 물리적 원리에서 힌트를 얻은 스티븐 호킹이 다른 두 연구자와 함께 정리 증명을 시도한 특이점이라는 시공간의 기원,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원리를 토대로 제안된 급팽창 우주 모델(Inflationary Cosmology)과 여기서 더 멀리 나간 과학적 상상으로 제시된 영원한 혼돈 급팽창 모델 (eternal chaotic inflation) 등이 있다.

블랙홀과 특이점(singularity)

영국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 (Roger Penrose)의 블랙홀의 물리학 연구에 따르면 블랙홀은 우주에서 물질이 너무 밀집되어 있어서 빛조차도 그 질량의 중력을 벗어날 수 없는 곳이다. 스티븐 호킹 (Stephen Hawking)은 이러한 펜로즈의 블랙홀 연구가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함의를 가진 것을 깨달았다. 그는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밀도와 부피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했을지를 연구하면서 과거로 갈수록, 즉 공간이 좁아질수록 각 시점에서 우주의 질량이 더 밀집되어 있었을 것임을 깨달았다. 요컨대 우주는 결국 공간 부피가 제로(0)에 상응하는 무한히 촘촘하게 구부러진 공간, 즉 특이점 (singularity)에 도달할 것인데 이곳은 물리법칙들이 없는 상태이고 이곳에서부터 우주가 팽창을 시작했을 것임을 시사했다. (p.142)

호킹은 펜로즈와 함께 시공간 특이점에 대한 추가적인 수학적 논증을 개발했고, 1966년~1973년에 호킹, 펜로즈 그리고 남아프리카의 물리학자 조지 엘리스(George Ellis)가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들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 그들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기초하여 우주가 ‘무한히 큰 곡률’을 가진 ‘시공간’ 특이점에서 시작되었음을 증명했다. 실제로 일반 상대성 이론은 호킹과 엘리스가 쓴 것처럼 “어떤 의미에서 우주의 시작이 된 과거의 한 특이점이 있음”을 암시한다 (p 144~146)

영국의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 (Paul Davis, 1978)는 이들이 제시한 ‘특이점 정리’에 담긴 함축적 의미를 명확하게 기술했다.

“… (호킹과 엘리스의) 이 예측을 극한적으로 적용하면 우리는 우주의 모든 거리가 0으로 축소되는 지점에 도달한다. ... (중략)... 우리는 이런 극단을 통해서는 물리적 추론은 물론, 심지어 시공간 개념도 계속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우주론 학자들은 초기 특이점을 우주의 시작으로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빅뱅은 창조 사건, 즉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뿐 아니라 시공간 자체의 창조를 나타낸다” (p.147)

말하자면,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 시점에는 물질이든 에너지든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의 ‘특이점 증명’은 어떤 유한한 시간 전에 밀도가 무한히 큰 물질적 우주가 무에서부터, 또는 적어도 공간적, 시간적, 물질적, 그리고 물리적이 아닌 것에서부터 존재하기 시작했음을 암시한다. (p147) 그리고 시공간 특이점이 물리적이 아닌 것에서부터 우주가 생긴 시작점을 나타내는 한,... 이 우주 모델은 신학자들이 오랫동안 교리적 용어로 ‘무에서부터의 창조 (여기서 무는 물질적 무를 뜻함)’라고 기술한 것을 연상시킨다 (p.148)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이들이 제시한 우주 특이점을 시간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주의 공간적 기하 구조에 대한 실제적인 묘사로 해석할 만한가?였다. 그들은 모든 특이점 정리는 특정한 조건, 즉 일반 상대성 이론을 최고의 중력 이론으로 전제하는 한해서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잘 확인된 이론 중 하나이지만 이 이론을 지극히 작은 아원자 및 양자 수준의 현상에 (극단의 공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리학자들은 먼 과거의 서로 다른 시간에 있는 우주를 상상하기 위해 시간의 역방향으로 추론해 갈 때, 우주가 충분히 작아진 어떤 시점부터는 그 아원자 영역에서 물질과 에너지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 것임을 깨달았다. (p.149)

호킹, 펜로즈 및 엘리스는 그들의 우주 특이점 증명에서 이런 한계를 인식했다. 그들은 엄밀히 말하면 우주가 10-12 - 10-33 cm 범위의 곡률 반지름을 가질 수 있는 지점까지만 거슬러 올라가 시공간의 수축을 확립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서 그들은 우주가 절대적인 공간적 특이점, 즉 아주 작은 공간 (제로 공간)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었다. 그토록 작은 공간에서 중력은 일반 상대성 이론이 기술하는 대로 기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장애는 작은 양자 영역에서 에너지의 요동 가능성이었다. 그들은 우주의 추정된 시작 후 1초의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하는 최초의 기간 동안에 강한 에너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p.150)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말했듯이 “(한계 지점으로 설정한 작은 공간) 이런 곡률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그것은 특이점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특이점 정리가 절대적인 공간 제로 지점에서부터 우주가 시작된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 정리는 그런 우주의 시작에 대한 강력한 지표(indicator)를 제공했다.

그리하여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 대부분의 천문학자들, 천체물리학자들 및 우주론 학자들은 관측천문학과 이론물리학의 공동 증언을 빅뱅 모델의 강력한 증거로 간주하게 되었다 (151)

급팽창 우주론 (Inflationary Cosmology), 영원한 혼돈 급팽창 모델 (eternal chaotic inflation)

1980년대에 앨런 거스, 안드레이 린데, 폴 스타인하트가 개발한 급팽창 우주론은 빅뱅 우주론의 대안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빅뱅 직후 우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빠른 팽창을 경험했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이 등장한 이후 다른 물리학자들은 한 우주의 시작이 아니라 무한히 많은 수의 시작들을 상상한 “영원한 혼돈 급팽창” 모델을 제안했다.

이런 가설이 염두에 둔 의도와 상관없이, 팽창이 발생하는 모든 우주 모델은 우주의 시작에 대한 증거가 거의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빌렌킨 (Alexander Vilenkin)이 설명했듯이 이들의 정리는 호킹, 펜로즈, 엘리스의 주요 결론 중 하나, 즉 우주가 시간적 시작이 있었다는 주장을 강화했다.(p.151~162)

(to be continued)